친구와 맥주 한모금 한 하루

 

지난 주말,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맥주를 마셨어요.

날씨가 꽤 따뜻해져서 저녁 공기가 기분 좋게 느껴졌고,

자연스럽게 밖에서 한 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평소 바쁜 일상에 치여 자주 만나지 못했지만,

그날은 서로 시간도 맞고, 기분도 좋아서 약속을 잡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약속 장소는 대학 시절 자주 가던 작은 호프집이었어요.

세월이 흘렀지만 가게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고,

간판도, 분위기도 예전 그대로였죠.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익숙한 맥주 냄새와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반겨주었어요.

 

우리는 가장 안쪽 창가 자리에 앉아 맥주 두 잔을 시켰고, 간단한 안주도 함께 주문했어요.

처음 잔을 부딪히며 “잘 지냈냐”는 인사를 나누고 나서,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가 흘러나왔어요.

회사 일은 어떤지, 요즘 관심 있는 취미는 뭔지, 예전 추억을 꺼내며 웃기도 했고요.

 

특히 졸업 여행 때 생긴 일들을 얘기하다가 웃음이 멈추질 않았어요.

그때 우리가 얼마나 철없고도 즐거웠는지, 맥주 한 잔에 기억이 선명히 떠올랐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분위기는 점점 더 편안해졌어요.

맥주잔이 비워질 때마다 서로가 조용히 리필을 해주었고, 말이 필요 없는 순간들도 많았죠.

 

가끔은 서로의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요.

오랜 친구와의 시간은 그런 마법 같은 편안함을 안겨줘요.

 

그날은 별다른 계획도 없었고, 특별한 이벤트도 없었지만,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저녁이었어요.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곁에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죠.

그렇게 우리는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나눴고, 맥주도 몇 잔 더 마시게 되었어요.

 

밤이 깊어지자 자연스럽게 자리를 마무리하게 되었어요.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오는데, 거리의 공기가 낮보다 더 상쾌하게 느껴졌어요.

 

친구와 나란히 걸으며 조용한 길을 따라 집 방향으로 향했어요.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다 풀린 듯한 느낌이었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어요.

 

집에 도착해서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 그날의 대화와 웃음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듯했죠.

맥주는 단순한 음료일 수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 마시는 맥주는 그 자체로 이야기가 되고, 추억이 돼요.

그렇게 친구와의 한 잔은 오랜만에 내 일상에 여유와 온기를 불어넣어 주었어요.

 

사람은 누구나 지치고 고단한 날이 있기 마련인데,

그럴 때 잠시 멈춰서 맥주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삶의 큰 선물인 것 같아요.

 

그날의 맥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우리의 우정과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매개체였고,

또 앞으로도 이런 순간들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었죠.